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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23.07.17 사랑의 형태에 대하여_어떤 미소_프랑수아즈 사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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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만에 사강의 소설을 봤다. 사강의 소설은 대학 다닐 때 도서관 바닥에 앉아서 봤었던 때 이후로 오랜만이었다. 20대 때 나는 사랑의 일부분을 사강의 소설로 배웠다. 보편적이지 않은 상황속에서 지극히 보편적인 사랑의 모양새.

줄거리는 20대의 여대생이 남자친구의 삼촌과 불륜을 겪으면서 나타나는 감상들을 담고 있다. 언제나 특별하고 영원할 것을 고대하던 사랑이 모두 다 타고 난 다음에는 어떠 형태의 부산물이 남겨지는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. 좋은 사랑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랑이든,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을 사랑이든, 또는 제 3자를 상처 입히는 사랑이든, 사랑이 남기고 간 자리의 부산물의 형태는 크게 다를바가 없다.

사랑하던 그 사람과의 관계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변질되기 시작하면, 자신 역시 뒤틀릴 것 같은 고통을 느끼다가도, 어느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희미하게 미소지을 수 있는 형태로 회귀한다. 이것을 이별의 치유됨이라고 봐야 할지, 영혼의 성숙이라고 봐야 할 지는 온전히 별질됨을 겪어온 당사자가 감당할 몫일 것이다.

사족이지만, 반려와의 관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랑이고 부르는 형태로 엮이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제 3의 형을 띄고 있다고 생각한다. 그것은 연리지와 같다. 사랑 보다는 덜 격정적이고, 그를 위해 내일 죽을 수 있을 것 같이 낭만적이지는 않지만, 얽히고 섥혀서 뜨겁게 다 타오르고 나서도 희미하게 존재감을 나타내는 숯과 같은 형태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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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Sorock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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